국가의 백년대계를 좌우할 국가기본통계가 한탕주의에 눈먼 ‘유령 조사원’들의 부패 놀이터로 전락했다. 최근 드러난 2025년 기준 경제총조사 과정에서의 용인시 관내 구청 부정수급 및 통계 조작 의혹은 일선 현장의 도덕적 해이를 넘어, 국가 행정 체계와 통계 신뢰성을 통째로 파탄 낸 중대 범죄다. 국민의 혈세가 도둑맞았고, 정부 정책의 나침반이 되어야 할 데이터는 쓰레기통에 처박혔다.
5년마다 시행되는 경제총조사는 단순한 머릿수 세기가 아니다. 산업 구조를 정확히 진단하고 이에 맞는 국가 경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가장 공신력 있는 기초 자료다. 기업의 투자와 정부의 예산 편성이 이 엄밀한 숫자 위에서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현장 조사원 한 명의 정직함과 지자체의 철저한 관리 감독은 국가 통계의 생명과도 같다.
그러나 용인시의 한 구청이 보여준 실상은 참담하다 못해 경악스럽다. 전체 관리자와 조사원 중 여러명의 인원이 출근조차 하지 않는 '유령'이었고, 이들의 명의로 국민의 세금이 급여와 수당이라는 이름으로 꼬박꼬박 지급되었다. 심지어 자신의 자녀 명의까지 도용해 가며 조직적으로 나랏돈을 빼돌린 정황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라, 국가를 상대로 벌인 악질적인 집단 사기 극이다.
더욱 분노스러운 점은 이 자들이 제 배를 채우는 동안 국가 통계는 완전히 오염되고 왜곡되었다는 사실이다. 출근도 안 한 유령들의 업무는 고스란히 실제 조사원들에게 전가되었다. 감당할 수 없는 폭탄 돌리기를 당한 현장에서는 결국 기한 내에 조사를 끝내기 위해 영업 중인 멀쩡한 사업체들을 ‘폐업’이나 ‘확인불가’로 대량 허위 처리해 보고했다. 돈은 돈대로 뜯기고, 데이터는 조작된 셈이다. 이보다 더 완벽한 행정 범죄가 어디 있겠는가.
데이터 조작의 댓가는 혹독하다. 왜곡된 통계는 빗나간 경제 예측을 낳고, 이는 잘못된 정책으로 이어져 결국 국가 경제 전체에 수조 원대의 치명적인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범죄자들이 편취한 몇 백, 몇 천만 원의 수당 뒤에는 국가 경제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대재앙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가의 미래를 망치는 망국적 행위다.
상황이 이 지경임에도 해당 구청의 담당 팀장은 "업무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면피성 답변 뒤로 숨기 바쁘다. 보직 이동만 하면 이전의 관리 부실과 범죄 묵인은 없던 일이 되는가. 이따위 안일함과 무책임이 공직 사회 전반에 깔려 있으니 유령 조사원들이 세금을 눈먼 돈으로 여기며 활개를 치는 것이다.
사법당국은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즉각 전면적인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 명의를 도용한 범죄 무리는 물론, 이를 방조하고 검증을 태만히 한 구청 책임자들까지 단 한 명도 남김없이 사법조치 해야 한다. 아울러 통계청은 이번 용인시 조사 결과를 전면 폐기하고 전수 재조사를 실시하라. 숫자를 속이고 조작하는 나라에 미래는 없다. 이번 사태를 일벌백계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국가 통계의 신뢰도는 영원히 바닥을 기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