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경제신문] ‘마른 땅에 풀 한 포기 남지 않았다.’ 지난 8월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던진 이 한마디는 1,400만 경기도민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전임 도정이 감추어 둔 7,700억 원 규모의 재정 구멍이 드러나면서 당장 10월부터 취약계층 돌봄과 산후조리비 같은 필수 민생 사업이 통째로 멈춰 설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도청 전체가 간부급 인사를 동결하고 산하기관을 통폐합하며 ‘마른 수건 짜기’에 나선 것은 작금의 사태가 얼마나 엄중한지를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그러나 정작 도민의 삶이 절벽 끝으로 내몰리는 이 초유의 재정 파탄 국면에서, 도정을 감시해야 할 경기도의회와 지역 언론이 보여준 행태는 참담함을 넘어 분노를 자아낸다. 그들은 위기를 경고하기는커녕, 도민의 혈세를 매개로 굳건한 ‘공생 카르텔’을 구축해 자신들의 밥그릇을 채우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권력을 감시하는 ‘watchdog(감시견)’이어야 할 지역 언론의 눈은 진즉에 멀어 있었다. 대다수 지역 매체가 도청과 산하기관이 뿌리는 행정광고 수입에 목줄이 잡혀 있다 보니, ‘최고 광고주’의 치명적인 재정 부실을 알고도 침묵했다. 전문적인 예산 분석 기사는 사라진 지 오래고, 대변인실 보도자료를 받아쓰는 ‘기사 쪼개기’로 지면을 채우며 감시 기능을 스스로 무력화했다. 언론이 자본에 무릎을 꿇고 침묵하는 사이 재정 파탄을 막을 골든타임은 무참히 흘러갔다.
더욱 기막힌 것은 민생 예산 삭감을 두고 집행부를 향해 ‘불통 행정’, ‘민생 난도질’이라 겉으로 고함을 치던 경기도의회의 이중성이다. 의회는 추 지사의 재정 비상 선언을 비웃기라도 하듯, 뒤로는 유력 언론들과 손잡고 철저한 ‘이권 챙기기’ 짬짜미를 벌였다.
올해 추경 예산 심사 과정에서 드러난 ‘표지갈이’ 행태는 가히 기만적이다. 도의회 출입 특정 언론사들을 지정해 ‘의원 인터뷰 예산’으로 11억 원을 몰아주려다 특혜 논란이 일자, 전액 삭감하는 척 눈속임을 한 뒤 ‘맞춤형 의정활동 홍보 강화’라는 모호한 항목으로 이름만 바꿔 그대로 부활시켰다. 도민의 복지 예산이 모자라 사업이 중단되는 위기 속에서도, 언론과 의회가 꼼수를 동원해 자신들의 홍보 밥그릇만큼은 철저히 사수한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7월 이후에도 메이저 언론과 중앙 언론사에는 매월 수백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언론홍보비가 흘러 들어갔다. 의장과 양당 대표들이 쌈짓돈처럼 나눠 집행하는 ‘시책홍보비’는 의장의 출신 지역 언론과 특정 지방 언론에 비정상적으로 쏠렸다. 특정 방송사를 통한 의정활동 지원 명목으로 책정된 16억 원의 예산 또한 도대체 어떤 기준과 과정을 거쳐 누구의 주머니로 들어가는지 알 길 없는 ‘깜깜이’로 집행되고 있다.
돈이 없다며 도민과 공직 사회에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요구하려면, 적어도 예산을 감시하는 의회 스스로가 쥐고 있는 기득권의 주머니부터 투명하게 열어 보이는 것이 최소한의 염치다. 내가 쓸 홍보비는 단 한 푼도 깎을 수 없고, 나를 잘 써줄 언론사의 광고비는 꼼수를 써서라도 보장해 주는 구조 속에서 어떻게 긴축 재정의 정당성이 설 수 있겠는가.
경기도의회는 지금 당장 의장단과 교섭단체 대표들이 집행한 시책홍보비의 매체별 세부 내역과 16억 원 상당의 방송 지원비 계약 과정 및 성과를 전면 공개해야 한다. 혈세를 매개로 구겨진 공생 카르텔을 끊어내지 않는 한, 제2, 제3의 재정 파탄은 언제든 되풀이될 것이다. 철저한 정보 공개와 데이터 기반의 감시만이 도민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진정한 공정과 긴축의 가치를 실현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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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단독】 민생 고통 외면한 경기도의회·지역언론… 재정 파탄 속 ‘홍보비 짬짜미’ 카르텔 https://www.ggeco.co.kr/news/article.html?no=355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