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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용 칼럼니스트

【문민용 칼럼】 원수를 용서하는 사람들

 

유대인은 손을 씻는 것을 신과 접촉하는 신성한 행위로 여기고 있습니다. 또 식탁에 앉기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합니다.

 

어느 날, 유대 랍비 힐렐이 빨리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한 학생이 물었습니다. “선생님, 무슨 일로 그렇게 서두르고 계십니까?” “선한 일을 하기 위해서 서두르고 있다.” 학생은 힐렐이 하려는 선한 일이 무엇인가 궁금해서 그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힐렐은 공중목욕탕에 들어가 자기 몸을 씻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본 학생은 놀라서 힐렐에게 물었습니다. “선생님, 이것이 선생님이 말씀하신 선한 일입니까?” 그러자 힐렐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사람이 자신을 청결케 하는 것은 대단히 선한 일이다. 로마인은 많은 동상을 깨끗이 씻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동상을 씻기보다는 자신을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이것이 선한 일의 시초니까.” 중세 유럽에 페스트가 유행하여 전 인구의 3분의 1이 죽었습니다. 그때 유럽에서는 유대인들이 페스트를 퍼뜨렸다는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왜냐하면 유대인만이 페스트에 걸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유대인은 전통적으로 청결을 유지했습니다.

 

식사 전만이 아니라 화장실에서 나올 때는 손을 씻는 것이 종교상의 규칙처럼 엄수되었습니다. 이러한 청결로 페스트에 걸리지 않았는데 유럽인들은 그것도 모르고 유대인을 박해했던 것입니다.

 

어떤 남자가 '자네가 가지고 있는 칼을 좀 빌려주게' 하고 상대에게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상대는 '싫다'라고 한마디로 거절하는 것이었습니다. 며칠이 지난 뒤 이번에는 반대로 앞서 거절했던 그 남자가 찾아와 "자네의 말을 좀 빌려주게." 하고 부탁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네가 가지고 있는 칼을 좀 빌려주게나."

 

그러자 상대는 '싫다'라고 역시 한마디로 거절하였습니다. 며칠이 지난 뒤 이번에는 반대로 앞서 거절했던 그 남자가 찾아와 "자네의 말을 좀 빌려주게나." 하고 부탁하자 먼저 그 남자는 말을 빌려주면서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자네는 자네가 가지고 있는 칼을 내게 빌려주지 않았으나, 나는 자네에게 내 말을 빌려주겠네."
이것은 원수를 사랑한 것입니다.

 

한 청년은 자기의 형이 집안 사업의 약속된 몫에서 자기를 제외하려고 모략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크게 분개했으며 그의 형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업에서 동생을 완전히 배제한 형의 사업은 결국 실패로 끝났으며 설상가상으로 병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형의 사업 실패와 병 악화 소식을 누군가로부터 전해 받은 동생은 그 길로 모든 것을 제쳐두고 형에게로 달려갔습니다.

 

동생은 형을 시설이 좋은 병원으로 옮겨 주었고, 그 치료비 일체를 부담하였습니다. 또한 그는 형의 사업 일부를 재건시켰고, 정당한 절차로 형에게 그 일을 다시 맡겼습니다. 솔직히 그 청년은 형을 쉽게 용서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는 오랫동안 참아 온 울분을 극복하고 복수의 유혹을 과감히 이겼던 것입니다. 용서란 용서를 받는 사람과 똑같이 용서하는 사람에게도 기쁨을 가져다주는 것입니다. 어쩌면 사랑으로 용서하는 일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일본에서 창간된 한 잡지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습니다. 그것은 잡지의 표지 때문이었습니다. 그 표지에는 평범하게 보이는 회색 나비 한 마리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표지에 사람의 손이 닿아 그 사람의 체온이 전달되면 순식간에 회색 나비는 총천연색의 아름다운 나비로 변하게 됩니다. 원수를 사랑하는 일이 제일 귀한 일입니다

 

로마의 황제가 한 원로원의 집에 만찬을 위한 초대를 받게 되었습니다. 종들은 조금도 쉴 틈 없이 음식을 장만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늙은 종이 정신없이 일하다가 응접실에 놓여 있는 값비싼 자기 하나를 깨뜨리고 말았습니다. 주인은 그 종을 끌어내어 연못 속에 집어넣으라고 하였습니다.

 

그 연못에는 악어가 살고 있었습니다. 종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용서를 구했으나 주인은 완강하였습니다. 그 가보를 깨뜨리는 사람은 악어의 밥이 되게 하는 것이 그 집에서 정해놓은 규례였기 때문입니다. 황제가 종을 용서해주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원로원은 자기 집의 가율이라는 핑계로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황제는 또 다른 가보인 자기를 일부러 깨뜨렸습니다. 그러고는 주인에게 말했습니다. “나도 이 집의 가보를 깨뜨렸으니 저 종과 함께 연못 속에 던져 나를 죽이라!” 그러나 아무리 그 집의 가보를 깨뜨렸다고 해도 황제를 죽일 수는 없으므로 그 원로원은 그 종을 용서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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