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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채인석 화성시장, "화성은 대한민국의 심장"

민선5기 가장 뜨거웠던 도시의 수장 채인석 화성시장을 만나다

【경기경제신문】경기도 31개 시.군중 가장 눈부신 도시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도시는 화성시이다. 누구도 쉽게 예상 못했던 예산 1조원대 진입과 수원-화성-오산 행정구역 통합에 있어 “우리는 홀로서기가 편하다‘며 독자노선을 택했던 그들. 이에 화성시 민선5기를 이끌어 가고 있는 채인석 시장을 만나 지난 3년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지난 3년간의 소회는


 



시장이라는 직함이 처음에는 잘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조금 옷이 맞는 듯 하다. 그런데 벌써 선거철이 다가오고 있으니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지금까지 이렇다하고 해 놓은 것은 거의 없다. 전임시장이 벌인 사업을 마무리하다보니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여전히 초심의 생각을 유지하고, 큰 틀에서 정치를 배제하고 제 능력의 한도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아직 화성시는 사회간접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보다 1,4배 정도의 큰 면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 화성이지만 간선도로와 농어촌도로 등 부족한 도로가 너무 많다. 시장이 되고 나서 도로작업만 44건을 처리했다. 이것은 전임 시장들이 해오던 사업이었다. 행정의 연속이라는 점을 생각해 제가 지금 그것을 마무리하고 있는 시점에 서있는 셈이다. 남은 일 년도 새로 시작하는 사업보다는 마무리 사업 분야가 더 많을 듯하다.


 



시장 재임중 어려웠던 일은


 



궁평항 도로작업이 만 7년만에 준공됐다. 시장으로써 가는 곳마다 도로를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들이 있었다. 100억이 들어가는 도로에 대한 약속들이 10여개나 있었다. 그런데 실제 예산은 400억 뿐이었다. 100억을 가지고 열군데를 시작하니, 5년간 보상비 주면서 6년째 삽질을 하고 나머지 8~900억은 묻힌 돈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시도를 안했다.


 



그러나 전임시장의 행정을 방만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전임시장 때는 워낙 경기가 좋았다. 덕분에 조금 무리가 가는 사업을 벌여도 가능 했던 부분도 있었다. 전곡항 40만 평, 화성 종합운동장 등 버거운 사업들이 있었다. 과거에는 이런 일을 추진해도 여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난 2008년 경제위기가 오면서 전반적으로 어려워졌다. 제가 시장이 되었을 당시, 1700억의 재정 결손이 있었다. 덕분에 업무추진비를 반납해 가며, 사업의 선,후를 정하고, 사업 일몰제를 정해서 1년6개월 만에 부채를 갚았다. 화성시의 부채비율도 22%정도로 떨어졌다. 저를 믿고 같이 힘들어 하며 함께 일해 준 화성시 공무원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또한 화성시 화산동은 한때 화성시의 중심이었으며 호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낙후된 지역에 속한다. 정부가 25년전 도시계획에 의해 110평짜리 집을 10평만 남기고 100평을 가져갔다. 이런 땅은 은행에서도 담보로 설정 안한다. 집도 절도 없이 10년 살았다. 그런 동네에 아무것도 못해주었다. 참 미안할 뿐이다. 물론 내 동네에도 아무것도 안했다. 시민들의 세금을 길바닥에 묻어두는 일은 하지 않았다. 주민자치에 입각해 시민들이 의논해서 도로를 정하자고 했다. 사업대비 투자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그렇게 했다.


 



 



중점적으로 벌인 사업은


 



딱히 중점적으로 벌인 사업이라고는 없지만 의욕을 가지고 시작한 일은 있다. 바로 교육 분야였다. 사실 교육청에서 해야 할 일이지만 교육청의 예산투입을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 많았다.


 



제가 시장이 되기 전이나, 후에도 화성시의 교육이 바로서면 화성시가 크게 발전할 것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화성시에서 정주를 하고 싶어도 교육 때문에 화성시를 벗어나 출퇴근 하는 분들이 너무도 많았다. 화성시에 좋은 학교가 들어서면 그분들이 화성시에 정주하게 되면서 시는 더욱 알차게 발전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어려운 살림에 100억의 예산을 만들어 창의인성교육에 투자했다. 교육청 혁신학교안에 들어 있는 내용을 보면 스몰클래스에 대한 내용들이 있다. 한반에 25명 내외의 스몰클래스를 만들어 주면, 왕따나 학교폭력 문제 등이 저절로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우수교사를 선발해 지원하고, 방과 후 학교를 특화해 지원했다.


 



화성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굳이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정주할 수 있는 도시의 중심 행정에 교육을 두고 있었다. 그래서 교육청과 협의해 창의인성교육센터를 만들어 우리시가 적극 개입해 교육 현안을 함께 풀어가고 있다.


 



우리시가 공격적으로 교육에 투자했지만 거꾸로 교육청은 어려워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학습동을 지어주면 불법이다. 그래서 약간의 편법을 동원하기도 했다. 지난해 추경에 200억 의 예산을 들여 투자를 늘려갔다. 그런데 교육청이 어려워했다. 우리는 단기 투자지만 교육청은 해마다 더 투자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인건비, 유지비 등 교육청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 이었다.


 



또 화성시는 도농복합도시이기 때문에 농민들 문제를 고민해 보아야 했다. 그래서 우리시가 전국 최초로 쌀농사 월급제를 시행하고 있다. 젊은 농부들이 도시로 빠져나가지 않고 농촌에서 삶의 계획을 꾸리기 위해서는 예상 가능한 손질과 지출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시행하고 있다. 아직 결과가 도출되지는 않았지만 많은 젊은 농부들이 환영하고 있다.


 



홀로서기를 고집하는 이유는


 



제가 한국행정학회에 3개시 행정통합과 관련해 “학자적 양심을 가지고 고민해 봐라”라고 주문했다. 수원이 경기도의 수부도시라고 자랑하지만 오는 2015년이면 수원시와 화성시의 위치가 바뀌게 될 것이다. 예산, 인구, 도시의 발전 속도 등 수원시는 화성시를 따라오기 어렵게 될 것이다.


 



법적으로 담보되지 못하는 광역시, 수원-오산-화성이 통합이 되면 인구 200만의 메가시티가 탄생하지만 그 지위는 여전히 도 아래의 지방자치단체다. 광역시가 담보되지 못하는 통합은 큰 의미가 없다. 화성은 지금 자족도시로 홀로서기가 충분히 가능하며 경기도 제일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 등에 누가 업혀오는 것은 부담스럽다.


 



 



재선에 대한 고민은 어떻게 풀어가고 있나


 



고민을 많이 했었다. 지난해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해봤다. 지난해 연말까지 이 부분에 대해 결말을 내기로 했었다. 저는 제 자신에게 “시장을 하면서 행복했었는가!” 라는 질문을 했었다.


 



전체를 정리해 보면 원해서 되는 일은 아닐 것으로 본다. 역대 화성시장 임기를 다 채우신 분은 없다. 저도 그러게 될 줄 모른다. 참 난감하다. 정치외적인 문제도 있다. 큰 틀에서 보면 매번 재선 안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안철수씨가 들어와 또 다른 야권 분열이 생기면 제가 할 일이 있을 것으로 본다. 저는 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는 기득권 다 내려놓을 각오가 되어 있다. 정치를 하는 것을 입신양명의 기회로 삼지는 않는다. 재선 욕심내서 될 일은 아니지만 시간의 결과물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리라 믿는다.


 



끝으로 시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 남은 1년 정말 초심을 지켜나갈 것이며 유종의 미를 거둘 생각이다. 지금 같은 관심과 응원을 바란다. 이게 솔직한 심정이다,


 



지금 화성은 대한민국의 심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도시의 성장속도는 어느새 울산을 제쳤다. 여기에 문화적으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단일종 공룡인 ‘코리아케라톱스의 고향’이 발굴중이며, 우리나라 역사의 중심점 이었던 당성은 실크로드의 시작과 종착역이다. 그 당성을 중심으로 21세기 새로운 실크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또 세계문화유산인 융건릉이 우리 화성에 있으며, 반일의 저항정신이 우리 화성에 살아 있다.


 



남은 임기동안 앞으로 몰려올 미래의 화성시민을 위한 기반을 잘 조성하고 복지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촘촘히 만들겠다. 행정기능만 만드는 도시가 아닌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데 한눈 팔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공동취재> 경기경제신문: 박종명 기자, 경기리포트: 전경만기자, 경인데일리: 박진영 기자, 데일리와이: 이종성 기자, 경인저널: 임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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